March 28, 2022 . 올랜도바른믿음교회 ‘충성’이 ‘총성’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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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거진 한 달이 다 되어 갑니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양쪽 다 사상자들이 많이 났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민간인 희생자도 많이 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픕니다. 왜 이 시대에 이런 일이 있어야 하는지, 왜 무고한 생명들이 죽어야만 하는지, 우크라이나도 그렇지만, 한편 러시아 군의 이야기를 들으면 러시아 군의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참가했는데, 그냥 훈련이라 우크라이나에 가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환영해 줄 것이라는 푸틴의 거짓말에 속한 영문도 모른 채 죽어야 했던 러시아 젊은 병사들의 이야기도 안타깝기는 매 한 가지입니다.
기왕 전쟁이야기로 오늘 목회칼럼을 시작했으니 군대에서 비롯된 말로 오늘 헌신예배하는 남선교회에게 담임목사로서의 권면을 드리고자 합니다. 아마도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총대를 메다’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아실 것입니다. 이 말은 굳이 남성으로서 군대를 갔다오지 않았더라도 우리 한국 사회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기 때문에 잘 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말이 유행하게 된 것은 지금은 군대에서 지급받는 개인화기(소총)이 작고 가볍지만, 과거에는 크고 무거웠습니다. 한국전쟁 당시만 하더라도 개인화기였던 M1 소총은 지금의 M16(미제)나 K2 소총보다 더 무거웠고, 힘이 약한 사람은 들기도 힘겨울 정도였습니다. 또한 구한말 개화기 이전의 군대에는 무기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군인에게 총이 지급된 것이 아니라 사격술이 뛰어난 군인이나 정예 부대에만 지급되었다. 일반 군인의 무기는 칼이나 창, 또는 활이었습니다. 그래서 전투가 일어나면 우선 화기를 다루는 사수인 총대를 멘 사람부터 표적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아군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즉, 군대에서 총대를 멘다는 것은 힘겹기도 했지만, 적의 표적이 되어서 다른 사람보다 먼저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처지였습니다. 그래서 소총병이 된다는 것은 죽음을 각오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총대를 메다’는 것이 아무도 나서서 맡기를 꺼리는 공동의 일에 대표를 맡거나 앞장을 선다는 뜻으로 쓰여지게 된 것입니다. 생각지도 않게 상대편으로부터 미움이나 제거의 대상이 되어 불이익을 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말이 긍정적인 의미보다 부정적인 의미로 와닿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가 좋은 일에 이 말을 쓴 것이 아니라 좋지 못한 일이 있을 때마다 누군가가 나서면서 이 말을 하다보니 그리 느껴지지 시작한 것 같습니다. 어느 때부턴가 교회 안에서도 무슨 일을 하다가 좋지 못한 일이 생기거나 어떤 일을 해결해야 할 때 무심코 ‘총대를 메겠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사랑하는 남선교회 회원들에게 권면드립니다. 교회 일은 총대를 메는 것이 아니라 충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총대메고 총성을 내는 것이 아니라 오늘 특송처럼 십자가메고 충성을 다하는 우리교회 남선교회가 되시길 간절히 소원합니다.